구도(求道)의 여정(旅程)

4장 8절

 


 

지리산 천황봉에

저주처럼 비가 내린다

 

만년세월 힘겹게 달려와 지쳐 누운

늙은 산맥의 가슴 찢어지는 소리

 

허물어진 옛 성터에 미친 듯이 타오르는

영혼들의 피 끓는 소리와 함께

신들이 울고 있다

 

천상천하 모든 대신들

옥황상제도

지장보살 관세음도

석가도 예수도

 

태양을 찬양하던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그리스 델포이 신전의 폐허에서

히말라야에서 몽블랑에서

바벨탑 아래서 만리장성 위에서

달려온 신들이 목놓아 울고 있다

 

천손의 이름으로

그 무엇 하나 남김없이

속절없이 살다간 만년세월을 흐느끼고 있다

 

그 얼마나 참았던 눈물이었던가

그 얼마나 사무친 슬픔이었던가

 

혼들이여

혼들이여

대한의 혼들이여

삼천단부 터주의 혼들이여

천년을 울고 만년을 울어라

 

밝은 땅

신성한 땅 대한 큰 나라

새 천지 열어갈 을유원년

 

천지근본 이 땅에서

인류겨레 하나 되고

천지신명 화합하여

인류겨레 천지우주 영원한 평화 이룰

천부경 중광의 진리 피어나리니

하늘 가득 빛나는 별빛 되어 떠나자

 

만년의 희망 안고

달려온 신들과 하나 되어

무능했던 천손의 자책과 회한의 눈물을

천황봉에 뿌려놓고

천지공사 대천명의 사명을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

새벽어둠을 헤치고

백두대간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천초목 마구 뚫어 놓은 길을 따라

새벽을 달리고

민족의 순결로

종속과 모진 지배에도 목숨 지켜

오래도록 씨 뿌리고 기다려 온

 

이 땅의 구석구석

산천 골골마다 길목마다

집착에 매여 서성이며 한을 토로하고 있는

영혼들을 제도하고 어루만지며

 

도·시·군·구·면·리·동

관청·병원·시장

천지대자연의 근본인

도와 덕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백의민족의 혼이 머물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곳을 편답하면서

막혀버린 혈맥을 뚫고

천지기운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도와 덕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몸뚱이 찢겨져 나가건만

밤낮도 고통도 잊은 채

저녁 하늘에 매달려 울고 있는

백성들의 수많은 애환을 적어나갔다

 

수많은 이름의 거리에서

수많은 이름의 산맥을 오르면서

수많은 이름의 강을 건너면서

 

벙어리 되어 떠나 버린 낮달의 인내로

겨레라는 이름 버리고

아버지 죽던 날도 잊어버리고

어머니 죽던 꼴도 잃어버리고

산하의 정기 초토로 불태우고

서로 피 흘리고 울고불고

갈라서서 살아가는 내 형제, 동료를 만났다

 

우리 이 땅에 온 지

몇 천만년이었건만

해와 달 뜨고 몇천년 흘렀건만

 

아직도 저지레 세월 안고

가난과 저주의 넋두리로

절망과 분노의 맹세로

서로의 가슴을 후비고 있어야 하는가

 

정의의 깃발이 펄럭이어야 하는 거리

이 거리에서

악이 언제까지나 만세를 부르고

언제까지 축배를 들어 올려야하는가

 

일상의 찰나 찰나가

숭고해야 할

거룩해야 할

이 땅의 천년 세월아

무엇을 하였던가

 

천시를 알리고

50여년 울며 몸부림으로 달려왔건만

 

이 역사 증언할 자

황토 흙 속에 원통한 귀신 되어 울고

남북으로 원수 되어 갈라지고

동서남북으로 찢어져

사람과 사람 사이

야만과 위선 폭력뿐이구나

 

민족의 정기 끊어 놓은 것이

어찌 석자 세치 쇠꼬챙이였더냐

천손의 적통 이어내린

만산 봉봉의 정기를

36년의 세월로

어찌 훼절시킬 수 있겠는가

석자 세치 쇠꼬챙이로

어찌 유린할 수 있겠는가

 

유가 천년

불가 천년 속에

천지(天地) 근본을 바로 알지 못해

뿌리 깊이 심어 놓은 인습과 관념의 재앙이구나

 

양심의 오장육부가 뒤틀려 버리는 거리

정의의 가슴들이

멍들어 버린 거리에서

위선의 연막을 치고

술수와 기만으로 권세 농락하며

거들먹대는 부귀 앞에

 

부끄러운 오늘이구나

부끄러운 우리들이구나

 

이 흙바람 속에서 무슨 꽃이 피겠느냐고

이 흙바람 타고 무슨 봄이 오겠느냐고

 

한탄과 넋두리로

통곡하고 있는 이 산하를 돌아야한다

 

천지(天地)의 골수와

온 인류 권세 몽땅 빨아먹어

그래서 동맥경화에 걸려버린

 

도와 덕을 잃어버린

삼천리 산하 돌고 돌아

막혀버린 모세혈관까지 온통 다 뚫어버리고

 

정지 되어버린 천지(天地) 대자연의

질서를 회복하고 실종되어버린

인간의 본분과 도리 다 할

천지(天地) 공사의 대천명을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

나는 가야한다

 

이 땅에 남겨진 마지막 희망을 가슴에 안고서

 

 

■ 구도(求道)의 여정(旅程) 5장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