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求道)의 여정(旅程)

4장 6절

 


 

이 땅에서 실종되어버린 천손의 혼과

민족의 주체사상을 찾아가기 위하여

 

수십 번을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죽어가면서도 결코 타협이 아닌

의지와 사명으로

 

칠천년 세월

어둠 속에 봉인된 천부의 진리를 끌어안고

좌절과 절망으로 떨고 있는

이 땅의 한과 인류의 슬픔과

날카로운 비수되어 심장을 가르는

천손의 통곡을 안고

수없는 낮과 밤을 피눈물로 지샜다

 

적적막막

산중에도 봄이 왔다

하얗게 얼어 겨울을 함께 울었던

홍류청담 폭포도

거룩한 눈물 되어 바다로 떠나갔다

 

겨우내

이슥한 밤이면 찾아주던 보름달도

신 새벽 눈썹 되어 찾아오던 그믐달도

낮달 되어 떠나고

 

폭력과 위선으로

굴욕과 수치로

아부와 비굴함으로

살아가고 있는 삶의 모습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바람으로 스쳐가고

따가운 햇빛으로

차가운 눈보라로 때리고 지나갔다

 

바위가 형제 되고

나무와 숲은 이웃이 되었다

 

삼라만상은

인류가 되고

민족이 되고

백성이 되어

천지(天地) 근본을 버려버린 회한의 눈물로

홍류청담을 가득 채우고

천지(天地) 산하 모두가 하나 되어

천손의 부박한 삶을 주워 바다로 나아갔다

 

폭력도

위선도

불신과

교만도

 

만년 세월의 한과

이그러진 환관의 모습도

비겁한 몸짓으로

거짓으로 흘려버린 웃음도 껴안아

가슴에 묻고 땅에 묻고

 

민족을 위한

인류를 위한

천지(天地) 대자연을 위한

천지(天地)의 자식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환골탈태의 고통을 견디어낸

의지를 일으켜 세워 바다로 향하였다

 

열 번

스무 번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 온 시간들을 남겨두고

 

만년 세월 숨가쁘게 달려와

숨죽인 저 산맥들과

천지(天地)의 한숨과 인류의 통곡 안고

입 다문 저 능선들과

 

삼천리 황토밭 어딘가에

천장지비의 비밀을 안고

누워 있는 진리를 일으켜 세워

천지(天地) 자식들의

피멍 든 가슴에 안겨주기 위하여

나는 가리라

 

동해 바다 깊은 바닥에

도사린 암초 물어뜯어

만년 세월 누워버린

천부 진리 가슴에 안고

천지(天地) 물길 돌아오기 위하여

 

하늘과 맞닿은 백두 천지(天池)에 올라

온 세상 잠에서 일깨워

 

새 세상 아침 맞이할 수 있도록

세상 모든 죽음이 삶으로 돌아가는

장엄한 부활을 꿈꿀 수 있도록

 

천지(天地)여

쇠북 울려 천손을 깨우소서

 

 

천 년을 새로 시작하는 참된 이 땅에

천 년을 다시 시작하는 의로운 이 땅에

천지(天地) 근본을 꽃 피우기 위하여

동해 난바다 깊숙이

만년 세월 기다려 온

그 진리와 만나기 위하여

홍류청담을 떠났다

 

넋 잃은 한숨 되어

죽음 찾아 온 지 어언 7년

  

고통과 고통의 결정체인 검은 머릿결로

붉게 타는 노을을 때리며

내 어리석음이

더 이상 기쁨과 슬픔의

바보로 남지 않기 위하여

속세의 바다로 향했다

 

선홍빛 단풍 불타오르고

하늘은 푸른 울음으로 가득 찬 가을

선홍빛 단풍으로 타올라

눈부신 죽음으로

생을 마무리하고 있는

잎새들을 밟으며 홍류청담을 떠났다

 

■ 구도(求道)의 여정(旅程) 4장 7절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