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求道)의 여정(旅程)

3장 2절

 


 

불쌍하구나

천손의 유구한 세월 기상 꺾이고

서리 맞은 풀잎 되어 이렇게 망해가건만

멸망에는 장엄한 비극이 있어야 하건만

처절한 몸부림의 절규가 있어야 하건만

 

 

어디갔느냐

어디갔느냐

 

 

살아있어라

살아있어라

그대 목숨

개·돼지로라도 살아있어라

똥갈보 되어서라도 살아있어라

 

 

살아서 살아서

그대 목숨으로 더러운 목숨으로

아니 질기디 질긴 목숨으로 살아서

짓밟히고 억눌렸던

치욕의 비극의 역사 끝장내고

빛나는 나라 세우고

새로운 세상 열어가라 하였건만

 

 

천손의 본분으로 대천명의 사명을 이끌도록

삼천리 황토밭

쑥부쟁이로 질경이로 내몰고 때리면서

그 고통 가슴 안고

대의 위한

인류 위한

천지(天地)의 자식으로

거듭나라 하였건만

 

 

천지(天地) 근본 만유 진리가 숨쉬어야 할

이 땅을

팔열 팔한 지옥으로 만들어 놓았구나

 

 

천손이여

아무리 다급했다 할지라도

무능했다 할지라도

민족의 자존마저도 팔아야 하였던가

 

 

가슴 치고

땅을 치며

천 년을 울어도 시원치 않을

한의 역사여

 

 

하늘의 기운

땅의 기운 뒤엉킨 백두산 아래

만주 봉금 땅에

해모수 부여를 세웠다

 

 

하늘과 태양 숭배하여

천손 적통 이어 내리고

고주몽 남쪽으로 말 달려

고구려 세웠구나

 

 

공손씨

모용씨

관구검에 시달리다

광개토왕

동방의 영웅 되어 장부의 기상 드날렸구나

 

 

수나라

당나라

백만대군 물리치고

동맹으로 하나 된

고구려 북소리 온 세상 울리고

고선지 서역으로 말 달려 고토 회복하고

 

 

발해 대조영 짧은 생애

이 땅의 긴 역사 한 점으로 바쳐질 때

 

 

황진 속에 뿌려진 피

강하산천 한 뿌리

조선의 역사이건만

 

 

인류의 발자취 이 땅에서 뿌리하고

백두 큰 산 천지수(天池水)

무상 천 리 흘러내려

중정지도 도 이루어

만천하 역사 이룬

사불범정의 역사를 알지 못 하는구나

 

 

불가 천 년 기운 내려

천지(天地) 근본

천손의 본분 도리 찾으라 했건만

찾아야 할 민족정신과

인간의 참된 도는

가뭄 속 흉년 되었구나

 

 

당당해야 할 천손의 현판 떼어 놓고

새벽 목탁 소리로 산천 깨우며

날마다 새 세상 바꿔야 한다고

날마다 연꽃 새로 꽃 피워야 한다고

 

 

비나리 백성 되고

쑥대머리 귀신 되어

네 죽음 내 죽음으로도 다 할 수 없는

거룩한 이 땅에

삼십삼천 이십팔수 불러들여 무엇을 하였던가

 

 

원효여

의상이여

일찍이 사람이 태어나지 않았고

죽어가지 않은 이 땅에

마지막 생명으로 몸부림치며 와야 했던 이 땅에

 

 

언제부터

이 원한에 사무친 혼령들의 호곡소리

가득했는가

천년 세월 연화 바다에 수장시켜 놓은

넋들을 어찌하려 하는가

 

 

중용지도

출정지도 외면한 채

주역 팔괘로 침 뱉아가며

천시를 모르고 살아가면서

 

 

천존지비 내세우고

양반상놈 가려 놓고

사농공상 빈천 가려

권위를 깔고 앉아

글 높고 똑똑한 양반 섬길 줄 모른다고

나라 잃어 깊은 설움에 잠긴

양반 욕 뵈었다고 양반에게 대들었다고

죽어 마땅하다고 때리고 짓밟으며

 

 

암흑천지(天地) 혹세무민의

세상 만들어 놓은 너 있어 천손이더냐

 

 

나라 있을 때나 망할 때나

언제나 짓밟힌 백성

끝끝내 나라의 씨 지켜낸 백성 있어

이 땅이어야 하건만

 

 

양반을 따르기만 하라고 떠들고 외치면서

배고픈 백성 가엾이 여기고

병들고 어리석은 백성위해 한숨짓고

잠 못 이룬 자 몇몇이었더냐

 

 

쌍놈 허리 펼 날 없고

초근목피 보릿고개 아사 황달 부황에도

스스로 지은 죄라 생각하고

 

 

양반들 공짜 매에도 하소연은 커녕

고통으로 참고 참으며

목숨 부지해 온 기운 나라 백성 손발 묶어 놓고

삼강오륜 내세우는 너 있어

천손 나고 죽은 이 땅이어야 하는가

 

 

천(天)의 혈 이어내려

인류의 어머니요

북두칠성 사랑했기에

천지신명님 전 빌고 빌어

천손의 오늘이건만

 

 

어느 경전 어느 법규 조항에도 없는

여자로 태어났다는 죄목 씌워

여필종부

삼종지도

칠거지악 위에 올려놓고

 

 

거룩하고 숭엄한

이 땅의 여인들

 

 

장구한 세월

통한의 피 눈물 속에

한 많은 삶으로 애간장 태우게 했던 것이

공·맹의 뜻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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