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求道)의 여정(旅程)

1장 4절

 


부르야트족

몽고족의

후예로 태어나기 위하여

예니세이강 거슬러 올라 간 너와 헤어져

나,

서(西) 시베리아 무당이 되었다

 

 

아 -

분노에 찬 세상

하늘과 바다 함께 뒤집혀지는

폭풍 견디며

살아야겠다는 의지로

우랄산맥도 넘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구나

 

 

아 -

시베리아여

너무도 오랜 절망이었기에

수많은 방탕으로 늙은 절름발이 되어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없는

 

 

그래서

아무런 고민도 없는

눈먼 장님으로 백해에 죽었노라

 

 

의지도 꺽인 채

젊은 날 뜨거웠던 욕망의 의식마저도

잠재우고 선창의 건달로

 

 

성난 상어 떼와

피 터지게 싸우고 돌아올

사내를 기다리다 지쳐

독한 술에 취해버린

갈보로 죽어갔다

 

 

거친 폭풍우에

다시 나는 천애의 고아가 되었다

부러진 돗대처럼

동행해 줄 동료마저 잃고

부서져버린 어리석은 지혜의 조각들을 안고

 

 

바이킹의 후예로

핀족으로

푸른 눈에 붉은 머리칼의

게르만의 혈류 타고

훈족이 되어 돌아온 옛 동료와 싸우며

상처뿐인 비잔틴의 영광으로 흑수를 건넜다

 

 

 

 

알렉산더여

시저여

로마의 영광을 폼페이에 묻었노라

 

 

트로이의 목마 되어

카스피해도

타슈켄트도 지났구나

 

 

클레오파트라여

사랑의 슬픔도 무위였구나

 

 

오 흥망성쇠의 무정이여

 

 

만년 별빛으로도 눈 뜨지 못한

우주의 장님들이여

 

 

그대 정녕 도와 덕의 씨 뿌려

인류 문명 열어간 길

실크로드를 아는가

 

 

보라

인류문명의 원형으로 맞닿아 진

유라시아 아프리카 대륙으로 뻗어 내린

장엄한 혈맥을

 

 

수많은 세월

이 땅의 흥망성쇠를 간직한 채

인류역사의 바퀴를 오늘에 이르게 한

도와 덕의 행로를

 

 

이 땅에 멸망은 없다

너와 나 죽음은

언제나 나 하나에게 죽음이었을 뿐

우리의 죽음은 죽음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을 위한 순환이었구나

 

 

도와 덕을 잃어버린 슬픔과 애환을 간직한 채

혼돈의 질서에 익숙해진

이 땅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인류의 깊어지는 슬픔과 한을

하염없는 노래로 풀어놓고 있는 실크로드를 따라

지친 몸을 일으켜

천지 대자연의 근본을 찾아가는

도와 덕의 그 길을 재촉해야 했다

 

 

형제들이여

누구를 기다리는가

우리 함께 떠나자

 

 

천산산맥 넘어

파미르에서 한숨을 삼켜라

 

 

곤륜산맥도 넘어라

타림분지도 뛰어넘어

중원 땅 위수에 두 발을 담구어라

 

 

해 뜨는 곳

천지근본 땅

인류 생명의 원천이요

 

 

천지우주 광명의 빛으로 피어날

도와 덕이 살아 숨쉬는

삼라만상의 정수리에서 시작된

인류의 대동맥이 긴 여정을 마친 곳

 

 

아- 천산산맥

천산 남로를 따라 인도문명을 꽃피우고

북로로 길을 열어 스키타이 문명을 이루고

동으로 달려와 백두천지와 하나 되어

 

 

도와 덕의 길을 열어

서으로 서으로 메소포타미아 이집트까지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를 거쳐

잉카 마야까지 인류문명의 씨를 뿌려간 실크로드

 

 

오직 천고의 침묵으로

일체의 그 무엇조차도 허용치 않는 천산 산맥을

결코 자의로는 멈출 수 없는

신기에 취해 넘었노라

 

 

바람도 소리도 빛도 없는 세월

수없는 죽음의 고비 넘겨

다시 만난 친구형제들이 토해놓는 원망과 탄식을

인류의 한과 염원을 안고

사막의 오아시스 투루판을 지나

안서 돈황 난주 천수에서

 

 

천지근본과 기상을 잃어버린

천손의 슬픔 딛고

분연히 일어서 민족의 운명을 열어가기 위해

몸부림치며 죽어간 영혼들을 만났다

 

 

삼천년 세월

굴종의 수난과 오만의 극치로 달려간 서안

천지우주 슬픔과 한을 외면한 채

이전투구와 주지육림

온갖 사상과 이념으로 취해버린

 

 

피의역사 그 물결위에서

한나라

한민족

한가정의 운명이 다할 때마다

찢겨지고 흩어져간 천지자식들

 

 

수 없는 방황으로 떠돌다

아비 어미 형제 되어

다시 만나 숭고하고 거룩한

그 정혈과 열망을 아낌없이 쏟아놓고

또 다시 죽어 떠나갔다

 

 

망국의 비운과 흥망성쇠에

울고 웃으며 명멸해간

수많은 영웅호걸들과

장한가에 고개 떨 군 양귀비의

짧은 일생에 고통과 서러운 한을 울었다

 

 

낙양을 지나 정주에서

사마르칸트에서 시작하여

북천축 서천축 남천축 지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윤회를 마치고

 

 

광주에서 일본열도로 윤회를 떠난

형제들과 헤어져 장사 무한을 거쳐

숭산의 흡이를 마치고

 

 

또 다시 만난 친구들이

수없는 죽음과 죽음을 통하여 축적시킨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정혈과

티 없는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지혜를 안고

천자천손의 이름으로 태어나기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기 위하여

또 다시 죽음을 맞이해야했다

 

 

■ 구도(求道)의 여정(旅程)1장(5/5)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