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求道)의 여정(旅程)

1장 3절

 


 

빙하기 대륙이동으로 아시아 아메리카

두 개의 땅덩어리로 갈라져 같이 살아가던 사람들

서로 오고 갔던 이웃들

영영 헤어져 남남이 되어 갔다

 

 

오직

태양만이 태초의 태양인 곳으로

새 물고기 그림이 문자가 되고 언어인 곳으로

 

 

우주의 맑은 세포 되어

천지(天地) 대자연의 순리 질서에

역행한 천(天)의 죄인의

그 과오를 등에 지고

어둠 속 밀림에서 시작된 내 죽음은

아메리카대륙을 걸어서 왔다

 

 

아메리카 인디오 되어

태양이 작열하는 적도를 넘고

엘도라도 지나

유카탄반도에 잉카를 묻었노라

 

 

록키산맥 바람 되어

몇 천만번 숨 쉬어도

아직도 겨울인

알래스카를 불렀다

 

 

알래스카 수어드 반도에서

병든 몸으로 쓰러져

돌아갈 고향조차 잃어버린

슬픈 영혼 되어

까마득한 맥킨리 빙벽 넘어

베링해 한류를 헤엄쳐 건넜다

 

 

추코트반도 에스키모 되어

거대한 땅

시베리아의 끝

웰렌의 쓸쓸한 포구에서

 

 

고독과 싸우며

먼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여기까지

나를 이끌어 온 힘이 무엇인가 찾아야 했다

 

 

밤새도록 어둠이 없는 땅

희뿜한 백야에서

사고무친의 고아 되어

추코트산맥 넘어

시베리아대륙으로

떠나가는 동료와 기약 없는 이별을 뒤로 한 채

 

 

어리석은 행복 안고

아무런 사상도 의지도 없는 세월

파도에 깨어진 유빙을 타고

북극으로 떠나야 했다

 

 

북극의 꽉 찬

허공의 혹한으로

본능에서 깨어나 지쳐 누운

의지를 일으켜 세워

동으로

동으로

길을 재촉하여 왔다

 

 

타이마르반도 지나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예니세이강 물결 거슬러 오르다

또 다른 친구를 떠나보내야 했다

 

 

삶의 미련도 버려버린

지친 어깨에 내려앉은

눈보라와 고막을 때리는 칼바람 맞으며

사얀산맥 넘어야 하는 친구에게

아직 남아있는 내 마지막 온기를 전하였다

 

 

친구여

공후의 현이 되어

 

 

메아리 찬 목소리로 반겨 줄

바이칼 거룩한 어머니 물 속에

천 년을 담그어 심향이 되어라

 

 

그리고 몽고 벌판을 달려라

 

 

대흥안령산맥 넘어

장엄한 붉은 노을로

불타오르는

황진 속 광야에서

억센 기상의 천지(天地) 자식으로

우리 다시 만나자.

 

 

■ 구도(求道)의 여정(旅程) 1장(4/5)에 계속 됩니다.